벼랑끝에 선 아버지들...차장도 부장도 '죽을맛'


2014-12-26 09:48 / 연합뉴스

 

[앵커]

요즘 아버지에 대한 드라마나

영화들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아버지는 강할까요?

 

흔들리는 아버지들에 대한

얘기들도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먼저 영화 얘기부터 해야 될 것 같은데요.

국제시장이라는 영화가 있습니다.

소위 말해서 산업역꾼이었던

아버지의 일생을 다뤘던 내용인데,

네 분 패널들은 보신 분이 계시는지 모르겠습니다.

 

[인터뷰]

저는 봤어요.

 

[앵커]

보셨어요?

다른 분들은 못 보신 것 같은데 어떻게 보셨습니까?

 

[인터뷰]

저는 영화를 보면서 우는 경우는 잘 없었는데

이 영화는 보면서 한 세네 번 울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조금 감동적인 것,

괜히 또 못 보신 분들께

줄거리 얘기하면 안 되니까,

한 가지는 저는 아버지는 돌아가셨는데

아버지가 살아계실 때 아버지라고 하면

항상 강하고 항상 아버지는 나한테

뭔가를 해 주기만 하셔야 되는

그런 분으로 생각했는데

 

이 영화에서도 잠깐 그런 장면이 나와요.

아버지 자신도 너무 힘들었다는 거죠.

그 부분을 보면서

아, 아버지도 그냥 한 사람이고

아버지도 저와 같이

어릴 때가 있으셨던 거예요.

그런데 저보다 훨씬 힘든

어린 시절을 보낸 사람인 거죠.

 

나에게는 모든 것을 다 해 줘야 되는

그런 사람처럼 생각됐지만

알고 보니 어린 아이였던 거예요.

그런 것에서 감동을 했습니다.

 

[앵커]

저희가 IMF 때 실직 가장들이

처음으로 대거 양산이 되면서

아버지에 대한 관심이 높다가

 

2007, 2008년에는 국제금융위기 속에서

신경숙 작가의 소설도 있지 않습니까,

엄마를 부탁해.

엄마에 대한 관심이 있다가

 

이번에 또다시 아버지로 관심이 오고 있는데,

힘들 때마다 아버지나 어머니를 찾는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인터뷰]

그러니까 지금 앵커께서

잘 지적해 주셨는데

우리가 경제가 어려울 때마다

이런 화두가 끕니다.

 

우리가 경제가 어려울 때

나타나는 몇 가지 현상이 있어요.

 

대표적으로

미니스커트가 유행을 한다든지

또는 영화시장이 급성장합니다.

 

영화 시장이,

돈이 없으니까 갈 데가 별로 없거든요.

그러니까 영화는 돈 1만원이면

2시간, 3시간 지낼 수 있잖아요.

 

그래서 영화시장이 급증을 하고

또 아이들 나오는 프로그램이 많아져요.

 

요즘도 그러고 있죠.

IMF도 그랬는데,

 

또 하나, 아버지 열풍이거든요.

아버지라는 소설이

엄청나게 유행을 했어요.

영화로도 만들어졌죠.

 

지금 또 열풍이 부는 건

경제가 어렵다는 얘기예요.

그렇죠, 힘들단 얘기죠.

힘들면서 급속히 핵가족화 되고

개인주의가 되고 가족이 해체되고

 

게다가 강 변호사님 말씀처럼

아버지라는 상징성이 있거든요.

든든한 버팀목,

어려울 때 지켜 주는 사람이 아버지,

언제나 내 뒤에서,

그러니까 지금이 어려울 때

다시 한 번 든든한 버팀목을

생각해 보는 그런 현상 때문에

아버지 열풍이 불고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인터뷰]

아버지에 대한 영화도 있었지만

몇 년 전부터 아버지에 대한

노래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앵커]

어떤 노래가 있었죠?

한번 불러봐 주시죠.

 

[인터뷰]

부르지는 못하고 제목만 말씀을 드리면

인순이의 아버지도 있었고

또 싸이의 아버지도 있었고

또 양희은의 아버지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것의 공통적인 것이

아버지가 어쨌든 성과 같은 존재였는데

나하고 같이 가깝게 못 지낸 것에 대한 안타까움,

그것에 대한 그리움.

결국은 아버지가 우리를 지켜주는 하나의 든든한 벽이었다,

그런데 그것을 내가 지금에서야 깨닫게 된다라고 하는

공통적인 메시지인 것 같은데요.

 

결국 이게 경제적인 상황에서도 그렇게 되고

또 사고나 사건에서도 아버지들이 저지르는,

예를 들면 사오정 범죄라고 하는데요.

40대, 50대들이 더 범죄율이 높은 경우가 있습니다.

 

이것은 특히 가부장적 입장에서

우리 가족을 내가 지켜야 되는데

거기서 오는 기대감에 못 미쳤을 때

 

결국은 불법적인 방법으로 나온다든가

악화되는 경우에는

내가 우리 가족을 못 지켰기 때문에

가족들도 더 이상 이 생을 살 필요가 없다,

그러면 내가 너희들을 위해서

생을 마감시켜주겠다고 하는

소위 이타적 살해범도

40대, 50대 가장들에 의한 것이

상당히 많거든요.

 

그만큼 한국에서의 40대, 50대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이상으로 어깨가 무겁다,

그런데 그 어깨에 대한 상실감이 왔을 때는

지켜 줄 사람이 결국 가족입니다.

 

그러니까 가족들도 이번 기회에

정말 아버지를 한번 더 심층적으로 이해하는

그와 같은 기회가 됐으면 좋지 않나 싶습니다.

 

[앵커]

이동형 작가님, 아버지한테

사랑한다는 말씀 해 보신 적 있으세요?

 

[인터뷰]

한 번도 없습니다.

 

[인터뷰]

저는 표현은 안 하고

마음으로 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저도 한 번도...

 

[앵커]

그런데 우리가 보통 아버지하면

무뚝뚝하고 그러면서도

자식을 위해서 힘들게 고생을 하고

이런 얘기가 나오는데

 

요즘 젊은 사람들은

아버지와 자식 관계가 어떻습니까?

예전에 그런 이미지와

똑같나요, 아니면 변했나요?

 

[인터뷰]

요즘은 많이 변했죠.

방금 앵커께서 질문하셨는데

다들 아버지한테 사랑한다는 말을

해 본 적 없다고 하지 않습니까?

 

아버지는 가부장적이었고

우리는 그 밑에서 자라난 세대인데,

그런 아버지 밑에서 자란 세대들이

자신이 아들을 낳으면

친구같은 아버지가 되려고 상당히 노력합니다.

 

그러니까 저녁 때 술 안 마시고 집에 가서

아이들하고 놀아주고 의견 들어봐 주고

주말이면 같이 가서 손잡고 어디 가서

요즘 힐링 캠프 여행 많이 가지 않습니까?

 

아들과 혹은 딸과 같이

여행 가려고 하는 아버지들이

굉장히 많이 늘었어요.

 

그러니까 이것은

가부장적 아버지 밑에서 자라서

어떻게 보면 나름대로 피해도 입고 뭔가 못했던 것을

자기 자신의 노력으로 자기 밑의 세대들한테

보상을 해 주려는 이런 의미가 있지 않나.

 

[인터뷰]

그러니까 이혼의 위기에 처한 분들이

상담을 받으러 오는 남성분들이 보면

한 3, 40대만 해도 자식하고의 관계,

우리 이 작가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굉장히 유연하고 자식한테 뭐랄까

다정하다고 해야 되나요,

그런 남성분들이 많아요.

 

그런데 보면 가장 불쌍한 분들이

50대 이후신 것 같거든요.

그러니까 50대 이후의 남성분들은

와서 말씀하시는 것 들어보면

젊을 때는 밖에서 치열하게 사느라고

아등바등 살고, 돈 벌어다 주고

그러면서 자식하고의 시간을 별로 못 가졌어요.

 

그런데 50대 되니까

자식들은 아버지를 본 척 만 척 하거든요.

왜냐하면 이제 정이 없어요.

잔정이 자식과 아버지 사이에,

50대, 60대 분들은.

 

그러다 보니 주로

자식들은 어머니하고는 친한데

아버지하고는 좀 거리감이 있어요.

 

그러니까 그 나이 되셔가지고는

굉장히 위기감을 많이 느끼시는 것 같거든요.

 

사회적으로도 물론 전성기에 있고

높은 지위에 있는 분믈 많지만

그만큼 또 언제 짤릴까,

언제 내려와야 될까 하는 위태로운 상황.

 

가정에서도 자식들하고의 잔정이 없고,

가족들하고 융화되지 못하고,

그러면서 굉장히 힘겨워 하시는 분들을 많이 봤어요.

그러니까 되게 안타깝게 사신 거죠, 평생을.

 

[앵커]

지금 자막에

50대 이후 남성들에게

가족은 의무다,

이런 내용이 나가고 있는데

저희가 50대 가장, 직장인과 관련된

통계를 하나 준비를 해 봤습니다.

 

어떤 내용인가 하면요,

보통 부장이나 차장, 임원급

자살자 추이를 봤더니,

1만명 당 2007년에는 3.7명이었는데

2012년에는 무려 44.6명이었습니다.

인구 10만명 당 이런 관리자들

자살자 추이가 매우 급격하게 늘고 있습니다.

 

보통 부장, 차장, 임원급이면 급여도 많고

그렇게 생각을 하고 있는데,

도태되는 것이 너무 무섭다,

돈만 아니면, 자식만 아니면

여기 있고 싶지 않다,

 

이런 류들의 고민들,

고충들을 토로하는 아버지들,

관리자들이 많다는데

우리가 알지 못하는 아버지들의 고충도 있지만

직급, 지금 50대면 직급이 높은 분들인데

그런 분들도 나름의 고충이 생각보다 강하군요.

 

[인터뷰]

저는 방금 자막에 50대 이후의 남성에게

가족은 의무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그러니까 우리가 50대 아버지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단어가 간난신고예요.

내가 어려워도 가정을 위해서 희생해서

이 사람들을 먹여살리겠다, 그거였었거든요.

 

그렇게 쭉 50대가 됐는데

이제 퇴직할 때가 되고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니까

아무것도 남는 게 없는 거예요.

 

가족들도 내가 그렇게 희생했는데

별반 사랑한다는 말도 안 해 주고 그렇게 되겠죠.

 

그러니까 여러 가지 생각이 들면서

내가 생각했던 인생을 돌아보니까

희생밖에 없었다는 거죠.

 

그렇게 되니까 스스로 목숨을 끓을 수밖에 없는

이런 현상들이 많이 벌어지는.

그런 사회적, 이것도 사회적 문제로 발전하잖아요.

그래서 요즘 특히 젊은 아버지들은

꼭 내가 가족을 위해서 희생할 필요가 있을까,

이런 생각을 많이 하는 것 같습니다.

오히려 가족과 같이 함께 즐기는 시간을

더 많이 보내는 것이 가족을 위하는 것이지

무조건 희생한다고 해서 좋은 건 아니다.

 

[앵커]

그래픽 다시 한 번 보여주면

 저희가 특징을 삼을 수가 있을 것 같은데요.

이게 시기별로 있습니다.

이 그래픽 말고 수치를 보면요,

2007년, 2008년도를 보시면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금융위기가

국제 경제에 치명타를 준 그 해 아니겠습니까?

 

그때 2007, 2008년을 보면

3.7명에서 20.9명으로 갑자기 증가를 했습니다.

그러니까 시기적으로도 보면

역시 높은 사람들의 실직부담, 이런 것들 아니면

여러 가지. 아니면 실적에 대한 부담도 많은 것 같아요.

 

[인터뷰]

대표적으로 아무래도 은퇴를 앞두고 있는 시점인데

빈둥지증후군이라고 해서

자식들은 다 컸고 나는 직장을 떠나고

이와 같이 둥지가 비어 있는

이런 상실감 자체가 저와 같은 자살률이

급증한 것으로 봐야 될 것 같고요.

 

더군다나 100세시대를 앞두고 내가

50대인데 노후에 있어서의 안정적인 것은 어떻게 되느냐,

정서적인 지지에 있어서의 불안감,

이런 것들이 혼합적으로 작동을 해서

상당히 급증하는 그와 같은 그래피가 아닌가 싶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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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Maria Llorens, Untitled

Posted by storyw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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