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 Libris/Methodum

다산의 격물 독서법

storyway 2011. 5. 26. 10:12


다산은 한 권의 인문 고전을 읽어도 그 책의 의리(義理)를 환하게 꿰뚫게 되어 마치 수백 권의 인문 고전을 읽은 것과 비슷한 효과를 얻을 수 있는 독서법을 깨달았다. 책을 읽는 도중에 뜻을 알기 어려운 글자를 만나면, 그 글자의 근본을 터득하고 그 글자가 속한 글의 전체 의미를 완벽하게 이해할 때까지 그 글자를 널리 고찰하고 자세하게 연구하는 것이었다. 즉, 자신이 잘 모르는 글자의 어원을 공부하고 여러 책에서 그 글자가 사용된 문장들을 뽑아서 따로 한 권의 책으로 엮어내는 독서법이었다.

다산은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에서 이 독서법을, 하나의 사물을 끝까지 사색하고 탐구하여 그 이치를 깨달은 뒤 다음 사물의 이치를 궁구하고 깨우치는 일로 넘어가는 주자의 격물 공부와 같은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사기열전』「자객」편에 나오는 '기조취도(旣祖就道)' 라는 구절의 '조(祖)' 자를 예로 들어 그 독서법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그 내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오늘날『논어』를 원전으로 읽다가 '서(恕)'라는 글자를 만났는데 처음 보는 글자라 그 의미를 전혀 알 수 없다고 가정하자. 이 경우 다산의 격물 독서법은 어떻게 적용될 수 있을까?


이지성,『리딩으로 리드하라』, 서울: 문학동네, 2011: 272-274.

Photo: Pedro Cobo, London Cabins.

미네르바의 부엉이가 황혼에 날개를 펴듯
어두운 내 마음에도 지혜의 가로등이 켜지기를.